연구소에 있다 답답해서
바람쐬러 나와, 구석에 쪼그려 앉았다.

바닥에 벌레가 한마리 있었다.
비가 와 날개가 젖었는지,
이미 비에 젖은 바닥에서 바둥대고 있었다.

처음에는 뒤집어져 다리만 허우적대고 있기에
곧 죽겠거니, 하고 바라보고 있었는데
한동안을 그렇게 버둥대다, 어느새 바로 서서 기어다니기 시작했다.

멍하니 바라보면서, 참 악착같은 삶이라 생각했다.
이미 날개가 다 젖어, 날 수도 없을텐데.
저건 본능이겠지. 살 수도 없을텐데.

그러고 일어섰다. 더 지켜볼 필요 없을 것 같아서.

그리고 한참이 지나 다시 온 자리에는
어느새 제대로 일어서서 날갯짓을 시도하는
그 벌레가 있다.

이제쯤 죽었을 거라 생각했는데.

결국 날개를 펼치기까지 한 벌레를 보고있자니
기분이 이상해진다.

금방이라도 날아오를 것 같은 날갯짓을 보고있자니
저렇게 산다는 건 어떤 걸까, 하는 생각이 든다.

휘청이며 펄럭대는 날개를 보며 다시 일어섰다.

이따가 다시 왔을 때는
날아간 후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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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야할 일은 늘어 가는데
해놓은 일은 늘지 않는다.

행복할 이유는 줄어만 가는데
우울한 이유는 늘어만 간다.

하고 싶은 건 적어지는데
하기 싫은 건 많아진다.

기대는 사라지고
기다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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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집 옆 주유소에 딸린 편의점에서 파는 아이스크림아.

민트초콜릿!!
맛있다 너!
이제 다 먹어서 이 세상과 작별해버렸구나

그리고 감기 걸릴 것 같다...
사실 이것 때문은 아니고 원래 감기기운이 있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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