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는 매일 출퇴근 시간에 셔틀버스를 운영하는데,
직접 운영하는 게 아니다보니 매번 오는 버스 회사가 다르다.

그제 퇴근 버스는 시내버스 회사의 버스였다.
2층버스에다, 1층 뒷좌석에는 거꾸로 좌석이 있는.

어쩌다보니 거꾸로 좌석에 앉게 되었는데
신기한 느낌이었다.

언제나 창가에 기대 멍하니 지나가는 풍경을 봤다고 생각했는데,
돌이켜보니 나는 그 풍경들이, 진짜로 지나가는 모습은 본 적 없었던 것 같다.

똑바로 앉았을 때엔 나를 향해 다가오기만 했던 풍경들인데,
거꾸로 앉아서 바라보니 쉼없이 멀어져가는 풍경들만 있었다.

끊임없이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창 밖 풍경을 보면서,
쏟아지는 자극에 정신이 팔려
멀어지는 것들을 챙기지 못하진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멀어지고 나서 후회하면 이미 늦은 거니까.

가끔은 뒤도 돌아보면서,
내 주변을 더 챙겨야겠다.

내 실수로, 내 잘못으로 멀어져버린 것이
더 생기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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